슬픔은 상실에 대한 정상적이고도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유가족 또는 고인의 가까운 이들이, 오롯이 슬픔을 이겨내 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보입니다. 타인과 달리 감정을 추스르기 힘든 스스로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비정상이기 때문에 점점 이상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체면 때문에, 또는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까 두려워서 많은 유가족들은 자신의 진짜 감정(슬픔)을 감추기도 합니다.
따라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슬픔에 빠지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일이며, 당연한 반응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많은 유가족들이 상실에 따른 슬픔의 감정을 겪으며 경험했던 상황들을, 그들이 바라보고 겪었던 관점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속이 아프고, 체할 것만 같아서 먹을 수가 없습니다.”
“잠을 이룰 수가 없고, 간신히 잠이 들었다가도 금방 깨어나서 밤을 샙니다.”
“힘이 없고, 가슴이 답답하기도 하며, 두방망이질 치는 가슴으로 숨이 찹니다.”
“체계적으로 일을 하지 못하고, 하루에도 수 백 번씩 일어섰다 앉았다하면서 일에 집중을 할 수가 없습니다.”
“자초지종을 곰곰이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보면서, 어찌된 일이었는지를 마음속으로 정리 지어보려 끊임없이 고심합니다.”
“제가 제가 아닌 것 같은 느낌입니다. 모든 일에 결정을 내릴 수가 없어서, 심지어 무슨 옷을 입을까 조차도 결정을 내리기가 힘듭니다.”
“꿈속에서만이라도 고인의 모습을 자주 보고 싶습니다.”
이처럼 의욕상실, 기억감퇴, 긴장, 불안 등의 정신적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사랑한다고 말했어야 했는데...”
“병원에 좀 더 일찍 갔어야 했는데...”
“밤이나 주말이면 외로움이 더욱 사무쳐, 가슴이 텅 비어 있는 것 같습니다.”
“금방이라도 (고인)이 문으로 들어오며 나를 불러줄 것 같아요.”
“미운 마음이 여전히 남아 있어, 홀가분 하기도 하고,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허전한 것 같기도 하고, 분노를 느껴지기도 하며, 때로는 우울증이 생기는 것처럼 뜻하지 않은 때에 불쑥 눈물을 흘리기도 해요.”
“다른 사람들에게 불쑥 화를 내기도 하고, 금방 흥분을 잘해서 예전처럼 관계가 좋지 못합니다.”
“믿음이 좀 더 강했더라면, 이러한 일들이 안 일어났을 것이란 후회를 자주 합니다.”
“신에게 분노가 느껴집니다. 어째서 이런 상황을 우리에게 주셨는지 너무 화가 나서 견딜수가 없습니다.”
“...............................................”
갑작스러운 죽음이든, 예상하고 있었던 죽음이던 간에 모든 죽음은 남겨진 우리들에게 감정적, 심리적, 신체적, 행동적, 영적 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이러한 반응들은 특수한 상황에서만이 아니라 누구나가 겪게 되는 자연스럽고 일반적인 반응입니다.
따라서 상실슬픔을 경험하는 우리는 상실로 인한 빈자리를 인정하고 나 스스로를 새롭게 만들어 가는 연습을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슬픔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내 인생에 새로운 힘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내게 찾아오는 모든 감정을 온전히 느끼고 상실의 여정을 거치다 보면 어느새 마음에도 조금씩 변화가 일어납니다. 이처럼 우리는 이러한 다양하고 복잡한 애도의 과정을 겪으면서 점차 안정을 되찾아 오게 되는 과정들을 겪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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